[2022 회고록] 4. 돈에 대하여
제가 1억을 모았습니다.
2022년은 저에게 1억 모으기 라는 대업을 달성한 기념비적인 해입니다. 제가 19살 때 처음 월급이라는 걸 받아봤는데 당시 스키강사로 주말 없이 한 달에 27일 동안 하루 12시간 넘게 일하고 월급 87만 원 받았거든요. 그때 돈 벌기 너무 어렵다는 생각에 30살 전에 1억 모으기 라는 버킷 리스트를 세웠었는데, 신경도 안 쓰고 있다가 최근 1~2년 사이에 어쩌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관리를 시작했어요. 29살의 12월 마지막 월급날, 영화처럼 아주 간발의 차로 잔고 1억을 넘겼답니다.
동네 사람들~ 제가 해냈어요~
사실 운이 정말 좋았어요. 연봉협상도 꽤 잘되었고, 성과급도 이례적으로 받았으니까요. 허리띠를 졸라매거나 투자공부에 매진하지 않았음에도 올해 꽤 많이 앞서나갈 수 있었던 거죠. 내년에도 연말잔고 목표를 세울 건데 올해의 소득과 소비를 돌아보고 현실적인 방향을 생각해보려 해요.
소비와 소득
일단 명확한 데이터로 확인하기 위해 뱅크샐러드에서 올해 입출액에 대한 가계부 정산 파일 을 내려받았습니다. 저는 뱅크샐러드를 자주 들어가서 소비 내역을 확인하므로 아마 저기 쓰여있는 내역이 맞을 거예요. N분의 1로 계산한 것도 다 쪼개서 기록해 두거든요.
뱅크샐러드 가계부 내역 내보내기 서비스
소득
우선 수입 총계예요. 세금 다 떼고 받은 돈만 총 5,300만 원입니다. 하지만 저 숫자에는 복잡한 계산이 숨어있습니다. 일단 올해는 회사를 10개월 밖에 다니지 않았어요. 직전 회사에서 마지막 달을 보름쯤 다니고 퇴사 했기 때문에 그만큼의 월급이 숨어있고요, 올해 회사에서 이례적인 성과급을 받는 바람에 성과급 또한 숨어있습니다. 여기에 저는 연봉협상을 2회 진행했기 때문에 처음 3달 월급과 그다음부터 받는 월급이 달라요. 복잡하죠? 결론은, 그래서 제 연봉은 유추할 수 없으십니다.
제가 생각해도 올해는 운이 좋아서 급여로 꽤 많은 소득을 올렸어요. 하지만 내년엔 이 정도는 아닐 거예요. 만약 연봉협상을 잘하거나 이직을 하게 된다면 평균적으로 받는 돈이 조금 올라갈 순 있겠네요. 부업도 생각해보긴 했는데, 아직 시작할만한 깜냥이 안됩니다. 아직 객관적인 실력도 부족하고 여유도 없어요. 저를 조금 더 날카롭게 가다듬고 내후년 정도에 뛰어볼까 합니다.
소비
지출 총액은 2,030만 원입니다. 일단 1월에 여행비 정산이 좀 컸고, 3월에 이사한다고 돈을 좀 많이 썼어요. 그것 이외에는 큰 지출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일을 하기 시작한 3월부터는 매달 평균적인 소비를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알려드릴 것은, 소비에도 Constant 와 Variable 이 있습니다. Constant는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소비고, Variable은 충분히 제어할 수 있는 소비입니다. Constant는 인정하고, Variable을 조절할 수 있게 설계하고 평가해야 해요.
그래서 제가 주목한 부분은 카테고리별 소비예요. 보통 카테고리별로 Constant와 Variable이 나뉘거든요. 저는 카테고리별로 평가하고 내년 예산을 책정하려고 합니다. 일단 식비와 술값을 합쳐서 월평균 38만 원 정도를 지출했습니다. 하루에 한 13,000원 정도 썼다고 보면 되겠네요. 하반기부터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녔는데, 그게 조금 주요하지 않았나 싶어요. 점심은 회사를 옮기기 전까진 최대한 싸서 다녀야겠어요. 하반기가 갈수록 20만원대로 떨어지는것을 보니 귀찮긴 해도 돈은 톡톡히 아껴지는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반성하고 싶은 부분은 카페 에 한 달 평균 10만 원을 소비한 부분입니다. 저는 커피를 좋아하기도 하고, 카페가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닌 장소와 분위기를 파는 곳이라고 생각해서 비싼 커피 소비에 큰 거리낌이 없었는데 이 정도라면 줄여야 할 필요가 있네요. 건강도 생각해서 한 달에 5만 원 이하로 줄여봐야겠어요.
경조사비 는 1년 통틀어서 130만 원이 찍혀있는데, 부모님 스페인 여행 보내드린 거 정산을 아직 안 해서, 한 200만 원 넘게 추가될 예정이에요. 주기적으로 용돈을 드리진 않는데 한 번에 왕창 나가게 생겼네요. 한 330만 원 정도로 잡으면 될 것 같아요. 월 30만 원씩 용돈 드렸다고 생각하면 이것도 고정지출처럼 관리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월세와 교통비, 의료비 등은 내가 제어할 수 없는 돈이니 당장은 줄일 수 없습니다. 아마 의료비나 월세가 내년에 더 늘어날지도 몰라요.
교육비나 꾸밈비, 여행 관련 비용(숙박비, 식비 등)을 늘릴 필요는 있겠어요. 올해도 많이 썼네요. 어쩌면 이 비용들은 의식주가 온전히 해결된 후 고려할 수 있는 사치의 영역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총 150~200정도가 나간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내년에 내,외적으로 더 멋쟁이가 되는게 목표라서 이 분야 지출은 확 늘려볼꺼에요. 교육비나 책을 사는데 돈을 아끼지 않을것이고, 여행도 올해보단 더 다녀볼거에요. 옷도 올해보단 더 많이 살래요.
내년엔 꼭 올해보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필요한 곳에 더 쓸 거예요. 그리고 더 벌 거예요!
투자
일단 저는 주식밖에 안 해요. 코인이나 부동산은 손도 대지 않습니다. 과감하게 투자수익률 공개합니다. 그러니 제발 저 좀 탈출시켜 주세요 ㅠ.. 올해 투자 수익은 커녕 쭉쭉 빠지고 있습니다.
살려주세요.. 지하에 사람 있어요~
저는 올해 거래량이 50만 원도 안됩니다. 저거 다 작년부터 오르락내리락 물려있던 거예요. 양전하면 팔아야지 하고 있다가 아직도 못 팔았습니다. 놀랍게도 한화 빼고 한 번도 양전 못했다는..
투자공부하기 귀찮아서 투잘알 친구가 사라는 우량주만 줍줍 했는데 하다 보니 1~2천만 원 치를 샀더라고요. 이거 반성해야 할 부분입니다. 가랑비에 옷이 단단히 젖어버렸고 , 저 돈은 지금도 묶여있는 돈이에요.
새로운 투자
올해는 새로운 투자 종목을 하나 공부해볼 생각이에요. 부동산이든 청약이든 경매든 내 집마련을 이제 염두할 나이가 된 것 같아서요. 이 분야가 오가는 돈도 크고 쉽사리 접근할 수 없는 건 아는데 그래도 이제 ASKY에서 어른이 되려면 응당 거쳐야 하는 투자 종목이라고 생각해요.
연말정산
올해 5월에 종소세 신고 때 저는 100만 원에 가까운 돈을 나라에 지불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연말정산을 소홀히 했기 때문인데요, 분명 회사 다닐 때 다 냈는데 지금 와서 또 뜯어가는..ㅜ 박봉일 때인데 정말 억울했습니다.
진짜 되돌려 받아야 합니다 증멜로..
이제 이런 일을 겪지 않기 위해 내년부터는 연말정산을 전략적으로 준비하려고요. 세액공제랑 소득공제를 어떻게 하면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 확인하고 소비 패턴을 조정하고, 이것저것 필요한 서류들도 꼼꼼히 챙겨보려고요. 소비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연말정산 때 되돌려 받은 적이 없는데 , 내년 목표는 한번 되돌려 받아 보는 것입니다.
연금저축펀드
연금은 뱅크샐러드에서 직관적으로 60세 이후 00만 원 수령이라는 문구로 리마인드를 시켜주다 보니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지금 국민연금만으론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우리가 현재 가진 돈으로 투자를 기갈나게 하지 않는 이상 연금을 하나쯤 들어두는 게 좋다고 판단했어요. 그중 연금저축펀드는 세액공제가 되기 때문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죠. 장단점을 고려해서 한번 고려해보겠습니다.
보험
정말 어이없지만 저는 보험이 하나도 없답니다. 그 흔한 실비보험 하나 없어요. 진짜 미리 들어도라는 어른들 말씀 다 무시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정말 병원을 안 가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필요성을 못 느꼈던 것 같아요. 마치 운전할 일 없다고 아직 면허 안 딴 것처럼요..(2023년엔 꼭 땁니다)
그래서 진지하게 보험을 생각하고 있어요. 바보 같은 소리긴 한데 아직 뭘 가입할지는 모르겠지만 올해 건강검진 결과를 고려해서 3~40대에 많이 드는 보험을 한번 알아보려고요. 세액공제도 되니까..! 사실 세액공제랑 여러 보장이 되는 변액보험을 든 적이 있었는데 10년 넘게 넣어야 하는 장기상품이라 해지했었는데, 그거라도 살려둘껄 그랬나봅니다.
총평
사실 올해는 만족스러워요. 저는 이제 보니 꽤나 안정적으로, 즉 눈에 보이는 패턴으로 소비 해요. 급발진도 안 하고, 소위말하는 시발비용 이나 멍청 비용 같은 게 많이 없어요. 부수입은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평균 급여도 많이 늘었고, 자기 계발에 투자한 만큼 더 늘어날 거라고 믿기 때문이에요.
1억 모으기 달성 이후에 느낀 점은, 이제 돈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함에 있어서 발목이 잡히지 않을 수 있게 되었어요. 사실 이건 8천만 원 있을 때도, 9천만 원 있을 때도 정량적인 돈의 관점에서는 동일했지만 지금은 마음가짐이 달라요. 가족이 아파도, 사고를 당해도, 내가 도전을 할 때도 당장 몇턴은 버틸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내년의 제 가계부는 더 실리적으로 운용될 것이고, 규모는 더 커질 거예요. 오차 범위 내에서 계획한 대로 잘 살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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