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회고] 에필로그
회고여행을 마무리하며
시간은 금입니다. 이건 정말이지 맞는 말이에요. 저는 이 금 같은 시간을 나흘이나 써가면서 회고에 매달렸습니다. 회고는 사실 안 해도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사실 어떤 일을 하는 게 중요하지, 그걸 계획하는 일이나 되돌아보는 일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실 수 있거든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계획이나 회고는 사실 그렇게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어요. 그 시간에 어떤 일을 하는데 몰두하겠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저는 존중하고 잘 동작할 거라 믿어요. 반대로, 저 같은 사람들은 계획하고, 실천한 다음 평가해봤을 때 잘 동작하는지 확인하고 다음 계획을 잡아나가는 사람이라 회고가 매우 중요해요.
회고여행 하는 법
이번 여행에서 저는 잘 자고, 잘 먹고, 늦게 일어나서 산책하다가 커피 마시고 글을 쓴 것 밖에 한 일이 없습니다. 회고 여행이라는 게 그냥 어떤 고립된 곳에서 딱히 다른 생각 하지 않고 내 생각하면서 글을 쓸 환경을 만들어준 것뿐이라서 그랬던 것 같아요.
아무리 생각해도 1년 동안 뭔가 많이 했는데 복기하지 않으면 그냥 휘발돼버릴 것 같아서 계획한 여행인데, 생각보다 좋은 기억으로 남았고 내년에도 다시 올 것 같아요. 그냥 집 앞 카페에서 하는 것과 뭐가 다른지 명확하게 설명할 순 없어도 차도 안 다니는 조용한 시골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생각에 잠기고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이 회고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정도로 말할 수 있을까 싶네요.
어찌 보면 당연한
당연한 말이지만 지나고 보니 나는 어렸고 우매했다는 사실을 왜 항상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지 비통하지만 수십 년간 나는 이렇게 자라왔고, 성장해왔으므로 겸허히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내년에 더 나은 사람이 되면 그걸로 된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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