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삶은 흐른다

바다가 알려주는 인생

바다는 아주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없이 평화롭기도, 차갑기도, 사납기도 합니다. 모든 삶은 흐른다는 그런 바다에서 얻은 삶의 지혜를 소개하는 책이에요.

유일한 나

바다는 마치 하나인 것 같지만 무한대에 가까운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이 라벨을 붙여 대서양이니 태평양이니 부르는 것이지 결코 분류될 수 없어요. 그 기준 또한 사람들이 만든 거니까요. 정해진 모양과 범위가 없는 물 그 자체가 바다입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어떤 기준에 의해 라벨링 되지 않습니다. 라벨링을 당하는 순간, 그 라벨링의 기준에 해당하는 특징만을 가지게 됩니다. MBTI처럼요.

오티움과 네거티움

라틴어로 오티움 은 유유자적, 네거티움 은 분주함입니다. 둘은 단어가 나뉜 만큼 실제로도 섞이면 안 되는 용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저도 바닷가에 가서 가끔은 일 생각을 하고, 풍경을 보며 돈이 될만한 요소나 찾았던 것 같습니다.

바캉스라는 용어도 아무것도 없는 상황 을 뜻하는 라틴어 바카레(vacare)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아마 작가는, 쉬러 바닷가에 왔으면 바다를 온전히 즐겨라를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바다에 와서 일에 대한 생각을 하고, 하게 하는 환경을 만들어 네거티움을 발생시키지 말자. 진정한 오티움을 실천하자.

상수와 변수

인생에는 상수(Constant)와 변수(Variable)가 있습니다. 우리가 바다와 같은 대자연에 싸우는 게 무의미하듯 상수를 변경하려 들면 사달이 납니다. 그 대신 바꿀 수 있는 요소인 변수를 바꾸면 됩니다. 혹은 그냥 도망쳐도 좋아요.

살다 보면 깃발을 크게 펼치고 항복을 하는 법도 알아야 한다. 패배했다고 인정하는 게 아니라 전투가 무의미하다는 걸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가령 우리는, 맘에 안 드는 상사를 바꿀 순 없습니다. 우리 권한 밖에 있는 방법이잖아요. 그 대신 상사와 최대한 적게 마주치게 빨리 출근, 빨리 퇴근을 한다던가 서면으로 일을 한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나를 바꾸는 방법이 있습니다.

나만의 닻

닻은 배에서 가장 무거운 물체입니다. 파도라는 대자연이 아무리 쥐고 흔들어도 꿈쩍없이 바다 위에 서있을 수 있도록 하는 존재예요. 우리의 마음에도 이런 존재가 필요합니다. 마음의 닻은 신념에 가깝습니다. 그 신념이 옳든 틀리든 어쨌든 외부의 파도에 흔들리지 않도록 해주는 존재입니다.

그 닻이 안 좋은 위치에 내려졌더라도, 저는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종교나 정치와 같은 방향에서의 방향성이 아니라 삶의 방향성 말이에요. 의사결정의 순간순간에 절망하기보다는 시행착오를 통해 조금씩 위치를 바꿔나갈 수 있으니까요.

마치며

바다와 사람은 가역적으로 닮아있습니다. 물론 책의 흐름을 위해 끼워 맞춰진 비유들도 있겠지만 그보다도 저는 바다 그 자체가 가진 여러 모습과 몇천 년간 함께해 온 인간과의 스토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2021 도쿄올림픽 서핑시합 해설에서 알게 된 격언, "같은 파도는 결코 다시 오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결국 돌고 돌아 다시 사람 사는 이야기로 돌아와서 앞으로의 인생에는 내 생각을 흔드는 존재들, 세이렌 같은 사기꾼도 있겠지만 마음의 닻을 굳게 내리고 신념 있게 나 자신으로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어요.

Copyright © HOJUN IN. All rights reserved